먹는게 즐거워

만수동 짜장면 탕수육 숨은 맛집 태화각!!

지파동파 2018. 10. 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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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짬뽕의 신화에서 


탕수육을 아주 맛나게 먹은 기억이 있어요


http://jidong-papa.tistory.com/46 신세계 푸드코트 짬뽕의 신화 2인세트




그치만 그곳도...


짜장면은 별로였뜨랬죠 ㅠㅠ




정말 맛있는 짜장면을 먹고싶은


또다른 어느날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몇번 본적이 있었던


짜장면집을 가보고 싶었어요



만수동 태화각



탕수육을 시키면 짜장면이 나온다는 


말도안되는 중국집.




위생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했기때문에..


우리동네에서 깔끔떨기로는 한 유명 하시는.. 


아내와 가기가 매우 망설여 졌었는데요




아내가 심한 고민끝에


같이 가주기로 했답니다 ㅋㅋㅋㅋ



과연 


저의 아내는...


태화각의 더러운 테이블공격으로 부터 


멘탈을 지켜낼수 있을까요??






위치는 만수2동.


만수시장에서 


숭덕여고 가는 골목에 들어서기 


바로직전.



문을닫았는지 의심되는 중국집이 나오는데


그곳이 바로 태화각입니다.



셔터가 1/4 쯤 내려가 있습니다.


문은 깨져서 유리테이프로 보강해놨구요.


그래도 쉬는날은 아닙니다.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중학교 2학년때 가봤던 중국집을


추억의 장소라며 다시 찾아온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듭니다.


모든것이 옛것 그대로입니다.


사진엔 없지만


좌측으로 


1995년 개봉했던 영화 [프렌치 키스] 의 포스터가 걸려있습니다.


무려 맥라이언이 주인공이었던 영화....




저 멀리 곰돌이 푸우의 액자를 보고는


우리 딸아이가 저에게


[저건 푸우 초상화야??????]


라고 묻습니다.



살아있는 캐릭터도 


죽어보이게 만드는 비주얼.



좀 더 침착하도록 노력합니다.




메뉴판에는 가격이 전혀 없습니다.


무슨이유일까요..


사장님도 점원도 없습니다. 


젊은 부부한쌍이 있는데 식사를 기다리는건지


사장님의 아들 며느리인지 


알수 없게 앉아 있습니다.




단무지와 앞접시, 가위와 수저 젓가락 등을


누가 말하지 않았지만


셀프로 가져다가 놨습니다.


응당 그래야 할것만 같습니다.



이가게에서 가장 최신으로 보이는 것이 


정수기 입니다. 


정말 천만 다행입니다. 


그리고 종이컵이 있어서 


적어도 물은.


물만은. 아무런 위생상의 물음표가 없이 마실수가 있습니다. 


냅킨도 종이컵 밑에 있구요.




사람의 인기척은 오로지 이 구멍에서만 느껴집니다.


사장님인지 주방장님인지 점원이신지 모를 그분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 봅니다.


[사장님~ 저희 처음왔는데요~


탕수육 시키면 짜장면 같이 나오는거 맞죠? 그거 하나주세요~]



라면서 최선을 다해 조심스럽게 주문합니다.



이상하게 이런 맛집은


주인아주머니께서 


퉁명스럽고 귀찮아 할것 같은 이미지가 머리속에 있나봅니다.


갑자기 앞치마 두르고 


곱슬머리 파마를 하신 아주머니 께서 나오셔서


[ 뭐 먹을겨?????????] 라고 물어 올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사장님 할아버지 께서는 매우 친절하게 주문을 받으시고


알았다고 해주셨습니다.







가장 먼저 탕수육이 나옵니다.


만약에 정말로 탕수육 + 짜장면 의 가격이 11000원 이라면


사장님은 돈 벌 의지가 없으신분이라 생각 됩니다.


말도 안되는 양입니다.


일반 중국집 탕수육 중자 정도 된다고 생각됩니다.


소스는 따로 달라고 하면 따로 주시네요.


옆테이블 아까 그 젋은 부부가 그렇게 시킵니다.



4인테이블에 탕수육 그릇의 크기가 이정도입니다. 


고추가루 간장도 같이 주십니다. 


단무지는 직접 가지고 왔습니다.


저, 아내, 딸 이렇게 3명이서 먹을 준비 끝.



잠시후 짜장면을 가져다 주십니다. 


곱배기의 양입니다.


짜장면 곱배기 + 탕수육 중  = 11000


말이 안되는 가격입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도


돈에 욕심이 전혀 없어야만 가능한 가격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테이블에 집중하고 있는동안 다른테이블이 하나둘씩 찹니다.


볶음밥 짜장면 탕수육. 


다들 이렇게 주문하고 


포장도 해갑니다.





짜장면은 중상정도 되는맛입니다.


적어도 최근 먹어본 짜장중엔 제일 맛있었습니다.


우와!!!! 대박!@!@!@!@! 이럴 정도는 아니지만


이집 짜장 잘하네~ 


이정도는 됩니다. 


전혀 막힘없이 들어갑니다.



탕수육은......


제가 10년 동안 먹어본 탕수육과는 전혀 다른 맛있니다.


비주얼을 보고 예상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케찹의 향이 납니다.


근대 맛있습니다.


원초적인 맛입니다.


식욕을 막 자극해요.


저는


우리딸이 이렇게 탕수육을 잘먹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앞접시에 놔주는 족족 다먹습니다.


보통은 앞접시에 음식을 놔주면


[아빠 그만줘~ 다 못먹어~ ]


이런반응인데


오늘은


[아빠 그만줘~ 조금이따가 또줘~ 그릇에 빈자리가 없어~]


이럽니다...


그리고는 놔주는대로 다먹습니다.


취향을 분명히 타겠지만


우리가족 3명은 만점.


아내도 연신 맛있다며 먹습니다.


테이블에서 개미가 올라왔는데도


다음에 또오자고 합니다.



이건 기적입니다.



짜장면과 탕수육을 전부다 비워냈습니다.


우리딸이 이렇게 탕수육을 잘먹는걸 처음봅니다.


일단 딱딱한 부분이 1도 없습니다.


부드럽게 씹히고, 달콤하고 새콤합니다.






사실... 기다리는 중에 


계속해서 불안했습니다.........


지저분한건 정말 딱질색이거든요 우리 와이프.


근대 테이블에서 개미가 올라옵니다.


또 올라옵니다.


4마리.. 5마리...


슬슬 멘탈이 붕괴될때


탕수육이 나오는데


그 맛이


위생과 상관없는 맛입니다.



게다가 우리딸이 탕수육을 이렇게 잘먹다니......


짜장면보다 짜파게티가 좋다던 우리딸


돈을 아껴주는 효녀인줄 알았는데


탕수육에 눈을 떴습니다. 




다음엔 볶음밥을 먹어보러 올겁니다. 


지저분한건 딱질색인 우리 아내가 


외식하면서 처음만난 개미를 극복하고도


[다음엔 볶음밥 먹어보자] 라고 말했으면


말다한거라도 봅니다.




사장님 부디 만수무강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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